금연일기 #1
노담 일대기
결심
와이프와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이상형을 물었습니다.
그녀는 담배 피우는 사람은 싫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하루에 한 두 개 비만, 진짜 조금 핀다며
약간(많이) 거짓말을 했고,
마음만 먹으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며
금연을 약속했습니다.
현재까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인데두 번이나 몰래 피다 걸렸지만
굳은 결심을 다지며!! 금연을 시작했습니다.
흡연, 그 시작
🚬
어렸을 때, 호기심으로 피워본 게 시작이었죠.많이 잘못된 만남
그때 폈던 게 88 맨솔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담배보다 싸서 폈던 것 같아요.
(600원 정도 했던 것 같음)
작년에 88리턴즈가 나왔었네요 ㄷㄷ
추억 돋네요.
그립다는 말은 아닙니다ㅎ
흡연량은 1갑에서 1갑 반 정도였고
나중에는 건강 생각해서
니코틴이 적은 던힐 1mg으로 바꿨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니코틴보다 담배 태우면서
나오는 타르나 연소 물질들이 나쁜 거였는데...하 어리석은 자여
그렇게 저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전혀 없었고,
20대 초반,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군대
군대 훈련소에 입대해서는
담배를 못 피우게 하니까 미치겠더라고요...
그런데 몇 주 안 피니까, 조금 참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자대 배치받자마자, 다시 담배를 피웠어요.
한 달에 한 번씩 군디스(담배)가 보급되었고
힘든 훈련 후에 한 개비, 삽질 후에 한 개비…
고된 군생활에 유일한 낙이랄까?
그렇게 2년 2개월이 지나고,
저는 담배와 함께 전역을 했습니다.
액상담배
전역 후에 복학해서 학교 잘 다니다가,
취업을 하게 됩니다.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줄담배 많이 폈죠.
그러다 액상 담배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건강을 생각해(?) 그쪽 세계로 넘어갔습니다.
액상 담배는 연초 담배처럼 태울 때 나오는
독성 물질도 없고, 독한 담배 연기도 안 나와서
나를 위한 최적의 담배라고 생각(착각)했습니다.
정신승리 good
액상 담배는 맨솔 계열 맛을 즐겨 피웠습니다.
타격감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담배 특유의
그 독한 냄새가 안 나서 좋았어요.물론 멘솔도 옆에서 피면 머리 아프다는 분 계십니다.
나중에는 니코틴까지 별도로 구매해
액상을 만들어서 폈어요.돌아보니 담배에 진짜 정성이었네ㅋ
그런데 액상 담배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피다 보면 액상이 입에 들어온다든가,
기계 관리가 굉장히 귀찮다 등등닦고 씻고 으휴
그리고 무엇보다, 피부에, 특히 얼굴에
트러블이 엄청 생겼습니다ㅠㅠ PG알러지라나?
피부 상태가 점점 너무 심각해져서,
어쩔 수 없이 연초 담배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전자담배
연초 담배로 돌아와 방황하던 그때!!
필립 모리스에서 아이코스가 나왔습니다.
이건 진짜 혁신!!!
연속으로 못 피는 것만 빼면, 담배냄새도 안나!아이코스 그 찐내가 더 싫다는 분도 있죠.
찌는 방식이라 타르나 유해 성분도 안 나오고
담배 잿가루도 안 날립니다, 바로 환승했죠.
아이코스도 맨솔 향만 폈습니다,
타격감이 더 있었거든요.
그러다 'KT&G 릴'로 넘어갔고,
(연속 줄담배가 가능했거든요.)
직장 동료가 하이브리드 릴(액상+찐 담배)이
연무량도 좋고 맛도 더 다양하다고 해서
또 환승했습니다.하... 진짜 부지런도 했네ㅋㅋ
맛도 다양하고, 연무량도 정말 좋더라고요.
그런데 단점이,
담배가 떨어져도 못 펴, 액상이 떨어져도 못 펴
담배와 액상 모두 준비해야 하는 거죠.넘나 번거로움 귀찮음
그렇게 담배에 쓸모 없는 정성과 진심을 쏟다가
진짜 쓸모 있는(많은) 정성과 진심을 쏟고 싶은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습니다.
금연 시작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당당하게
담배 초큼 핍니다, 근데 이제 끊을 거예요ㅎ
라고 너무 쉽게 말했죠...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며,
지금은 꽤 견딜만합니다 :)
금연일기 #2부터는
어떻게 금단 증상을 이겨내고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제 상태 등을
차근차근 적어볼 생각입니다.